□ 酌酒與裴迪 - 王維(당나라 시인, 699~761)
酌酒與君君自寬(작주여군군자관)
人情飜覆似波瀾(인정번복사파란)
白首相知猶按劍(백수상지유안검)
朱門先達笑彈冠(주문선달소탄관)
草色全經細雨濕(초색전경세우습)
花枝欲動春風寒(화지욕동춘풍한)
世事浮雲何足問(세사부운하족문)
不如高臥且加餐(불여고와차가찬)
그대에게 술 한 잔 권하노니 마음 편히 지내시게.
세상 인정 뒤집어지는 것 출렁이는 파도와 같아
오래도록 사귀어온 사이에도 칼을 서로 겨눌 때 있고
먼저 높이 되면 자기를 따르던 자 비웃는다네.
풀빛은 가랑비라도 내려야 젖게 마련이고
꽃가지 움이 트려는데 봄바람은 아직 차갑네.
세상 일 뜬구름만 같으니 물어 무엇 하랴?
조용히 지내며 맛있는 것 맘껏 먹느니만 못하다네.
* 배적(裴迪) : 성당(盛唐) 때 시인. 이 시는 그가 진사시에 떨어졌을 때 위로하며 지은 시
* 朱門(주문) : 붉은 칠을 한 문. 지위가 높은 벼슬아치의 집을 비유해서 이르는 말.
* 彈冠(탄관) : 관의 먼지를 턴다는 뜻으로, 관리가 될 준비를 하는 일.
한(漢)의 왕길(王吉, 자 자양子陽)과 공우(貢禹)는 친한 벗인데, 당시 사람들이 ‘王陽在位 貢公彈冠’이라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