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順命篇(순명편)
子曰 死生이 有命이오 富貴在天이니라.
(자왈 사생이 유명이오 부귀재천이니라.)
공자가 말하기를, "죽고 사는 것은 명에 있고 부자가 되고 귀하게 되는 것은 하늘에 있다."고 하셨다.
萬事分已定이어늘 浮生空自忙이니라.
(만사분이정이어늘 부생공자망이니라.)
모든 일은 분수가 이미 정하여져 있는데 세상 사람들이 부질없이 스스로 바쁘게 움직인다.
景行錄에 云 禍不可倖免이오 福不可再求니라.
(경행록에 운 화불가행면이오 복불가재구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화는 요행으로는 면하지 못하고 복은 가히 두 번 다시 구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時來風送滕王閣이오 運退雷轟薦福碑라.
(시래풍송등왕각이오 운퇴뢰굉천복비라.) * 滕=月+泰
때가 이르니 바람이 등왕각으로 보내고 운이 없으니 벼락이 천복비를 때렸다.
※ 滕王閣
당나라 때인 653년(영휘 4년) 당시 이 땅에 봉해진 이원영(당 건국자 이연의 제22자)의 도락에 의해서 지어졌다. 그는 처음은 등현(현재의 산둥성 등주시)에 봉토되었기 때문에 《등왕》으로 불렸고, 이것 때문에 《등왕각》으로 불린다. 전란 등에 의해 수차례 파괴되었다. 청나라 동치 연간에 28번째의 재건을 했지만 1929년에 군벌들 간의 전쟁으로 파괴되어 방치되어 있었다. 현재의 것은 1989년에 재건된 것으로 29번째의 재건을 한 것이다. 강의 부근에 지어져 있어 누각에서 거리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웨양의 악양루, 우한의 황학루와 함께, 《강남 3대누각》으로 불린다.
列子曰 痴聾痼啞도 家豪富요 智慧聰明도 却受貧 年月日時 該載定하니 算來由命不由人이니라.
(열자왈 치롱고아도 가호부요 지혜총명도 각수빈 연월일시 해재정하니 산래유명불유인이니라.)
열자가 말하기를, "어리석고 귀먹고 고질이 있고 벙어리라도 집은 큰 부자요 지혜 있고 총명하지만 도리어 가난하다. 운수는 해와 달과 날과 시가 분명히 정하여 있으니 계산해 보면 부귀는 사람으로 말미암음에 있지 않고 명에 있는 것이다."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