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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11) 구지(九地)

seongsoo 2010. 11. 29. 10:47

손자병법(11) 구지(九地)

- 싸움에 능한 자는 ‘솔연’같다(善用兵者 譬如率然) -

 

善用兵者 譬如率然, 率然者 常山之蛇也.

擊其首則尾至, 擊其尾則首至, 擊其中則首尾俱至.

“싸움에 능한 자를 솔연에 비유하는데, 솔연이란 상산의 뱀을 말한다.

머리를 치면 꼬리로 덤비고, 꼬리를 치면 머리로 덤벼든다,

가운데 허리를 치면 즉시 머리와 꼬리로 덤빈다.”

死地 吾將示之以不活.

“사지에서는 살 수 없다는 각오로 싸우도록 해야 한다.”

犯之以事, 勿告以言, 犯之以利, 勿告以害.

“싸움의 임무만 부여하고 이유는 말하지 말 것이며,

싸움의 이점은 알리되 불리한 점은 알리지 마라.

 

‘솔연(率然)’이란

중국 상산(常山)에 있는 전설적인 뱀으로 싸움기술이 유연한바, 머리를 치면 꼬리로 덤비고 꼬리를 치면 머리로 덤비는가 하면, 허리를 치면 머리와 꼬리로 반격을 하는 영물이다.

싸움에 능한 자를 ‘솔연’에 비유하였으니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학익진법(鶴翼陣法), 일자진법(一字陣法)과 더불어 사용한 장사진법(長蛇陣法)이 여기서 유래된 전투대형이다.

특히 이순신은 수심이 낮은 사천 앞 바다로 왜군을 유인하여 장사진법(머리와 꼬리가 합심)으로 왜군을 섬멸하였음은 이른바 손자가 말하는 ‘솔연에 비유(譬如率然)’할 만 하다고 하겠다.

(우리가 흔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길게 늘어 서있는 모양을 보고 ‘장사진(長蛇陣)’을 이룬다고 하는데, 이는 단지 뱀처럼 긴 모양을 비유하는 전투대형과는 무관한 용례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이 가능할까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의심을 품자 손자는 말했다.

“대저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한다.

그러나 이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만나게 되면 서로 돕기를 좌우의 손이 함께 협력하듯이 한다(夫吳人與越人相惡也 當其同舟而濟遇風 其相救也 加左右手).”

유명한 ‘오월동주(吳越同舟)’란 고사가 여기서 비롯된 말이다.

풍랑 앞에서야 원수지간(吳와 越)이라도 합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유명한 명랑대첩의 날이 1597년9월16일이다.

워낙 많은 왜적선(330여척)과의 교전이고 보니(아군 13척), 겹겹이 포위한 적선에 결사보국의 맹세를 했건만, 빠져 나가려는 자가 있었으니 거제현령 안위였다.

많이 알려진 이순신의 추상같은 명령이 안위를 돌려 세운다.

“안위야! 도망간다고 살 것 같으냐? 당장 처형할 것이로되 형세가 급하니 먼저 공을 세우게 한다. 어서 힘껏 싸워라!”

물론 안위는 공을 세웠으며, 왜선 31척을 대파하고 다시는 우리 수군에 얼씬하지 못하게 한 역사적 대첩이다.

 

손자가 말하는

“사지에서는 살 수 없다는 각오로 싸우도록 해야 한다( 死地 吾將示之以不活).”

이른바 배수진을 치니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하면 산다(必生則死 死必則生).’는 이순신의 사생관에 머리가 숙여질 뿐이다.

세상사 처세가 ‘솔연’에 있지 않을까?

사지(死地)는 없다.

必生則死 死必則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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