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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風天地一衾動

seongsoo 2014. 11. 20. 11:24

無風天地一衾動 - 사명대사

 

임진왜란 직후 전란을 수습하려 일본으로 간 사명대사와 일본 승려가 기선을 제압하려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먼저 일본 승려가 사명대사에게 조선 승려들을 수작이나 부리는 무식한 속물로 비하하는 다음과 같은 농을 건다

 

시주를 받으려 다니던 조선승려가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처녀를 보고

處女吹火兩口開 - 처녀가 아궁이에 불을 붙이려니 위아래 입이 벌어지고,

처녀가 답하기를

山僧一拜兩頭垂 - 산에 사는 승려가 일배를 하니 위아래 머리가 늘어진다.

 

일본승려의 화두(話頭)에 사명대사가 이르기를

無風天地一衾動 - 천지간에 바람도 불지 않는 데 이불은 들썩거리고,

不雨江山兩岸濕 - 강산에는 비가 내리지 않건만 양쪽 언덕은 축축하네.

形似北海半開貝 - 그 모양은 북해에 사는 조개란 놈이 입을 반쯤 벌린 듯 하고,

味似南國完熟梅 - 그 맛으로 치면 남쪽나라에서 자란 푹 익은 매실맛과도 같구려.

 

북해는 홋카이도를 남국은 일본열도를 여자의 거시기에 비유하여 통쾌하게 일본을 깔고 뭉개 버린다.

 

* 이불 금, 촉촉할 습, 익을 숙, 드리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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