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물에 지배당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산다
장자(莊子) 내편(內編) - 대종사편(大宗師篇)
장자는 우리가 크게 존중할 스승으로 진인(眞人)을 내세우고 있다. 진인은 변화하는 바깥 세계에는 관심이 없고, 집착하는 게 없으니 시비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는 외물에 구애받지 않으니 근심걱정을 모르며, 잠자리에서는 꿈조차 꾸지 않는다. 이 처럼 자연에 순응한 채 욕심 없이 살아가는 그는 정치에 대해 늘 초월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것이다.
古之眞人 不知說生 不知惡死(고지진인 부지열생 부지오사)
옛날의 진인은 삶을 기뻐할 줄 모르고, 죽음을 싫어할 줄도 몰랐다.
其出不訢 其入不距(기출불소 기입불거)
이 세상에 태어남을 호소하지 않고, 죽음을 거부하지도 않았다.
翛然而往 翛然而來而已矣(유연이왕 유연이래이이의)
그저 무심히 가고 무심히 올 뿐이다.
不忘其所始(불망기소시)
자신의 삶이 자연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잊지 않고,
不求其所終(불구기소종)
죽은 다음의 일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受而喜之 忘而復之(수이희지 망이복지)
주어진 삶을 누리다가 죽을 때가 되면 일체를 잊고 자연으로 되돌아 갈 따름이다.
是之謂不以心損道 不以人助天(시지위불이심연도 불이인조천)
이는 마음으로써 도를 해치지 않고, 인위로써 하늘을 돕지 않음이니,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
진인은 바로 이런 사람이다.
若然者 其心忘 其容寂 其顙頯(약연자 기심망 기용숙 기상규)
이런 사람은 그 마음이 무심하고, 그 얼굴은 고요하며, 그 이마는 넓고 우뚝하다.
凄然似秋 煖然似春(처연사추 난연사춘)
또한 가을날의 서릿발처럼 차가운가 하면, 봄날처럼 따뜻하기도 하다.
喜怒通四時 與物有宜 而莫知其極(희로통사시 여물유의 이막지기극)
이처럼 감정의 흐름이 사철을 통해 만물과 조화를 이루어 그 끝을 모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