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명언(짧은글)

黙言과 沈黙

seongsoo 2014. 1. 26. 13:17

[설왕설래]/세계일보 2012.7.4

黙言沈黙

 

묵언(默言). 불교식 수행법의 하나다. 가톨릭의 묵상(默想) 기도법도 약간은 닮았다.

 

말 에너지는 대수롭잖은 것 같아도 가공스럽다. 한마디에 자살을 하고 천냥 빚도 갚는다. 분출을 자제하면 즉시 속 에너지(內氣)로 바뀌는 속성을 지닌다. 그것이 쌓이면 내관(內觀)을 가능케 한다. 내관이 되면 하심(下心)은 자동이다. 묵언하심을 하나의 묶음으로 보는 까닭이다.

 

쓸데없는 말, 췌언(贅言)은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기 소모가 크다. 엔트로피를 증가시켜 무질서로 빠져들게 한다. 그리 보면 묵언은 내적 질서를 유지해 주는, 물리적으로도 입증되는 멋진 수행법이다.

 

비슷한 어군(語群)침묵(沈黙)이란 말이 있다. 생리적으로 말을 안 한다는 점은 묵언과 다르지 않다. ‘해야 할 말을 안 한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다. 묵비권, 불고지죄 등은 침묵과 연관된 용어다. 이 경우 형사·범죄적 의미로 통한다. 더러는 만해의 님의 침묵같은 감성적 술어 등으로도 쓰인다.

 

조민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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