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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雲直上

seongsoo 2011. 6. 2. 10:28

□ 靑雲直上(청운직상)

 

[靑:푸를 청, 雲:구름 운, 直:곧을 직, 上:오를 상]

청운은 높은 명예나 벼슬을 뜻하고, 직상은 일직선으로 올라가는 것을 의미하므로, 지위가 일직선으로 높이 올라감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내용]

범수(范睢)는 중국 전국시대 위(魏)나라에서 태어났다. 그는 총명하고 언변이 좋은 달변가였으나, 뜻을 펴지 못하고 대부(大夫) 수가(須賈)의 식객으로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수가를 따라 제(齊)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제나라 왕은 범수의 재능을 알아보고 뇌물을 보내와 은밀히 내통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그러나 수가는 그가 제나라와 내통했다고 의심하여 귀국하자마자 재상인 위제(魏齊)에게 보고했다. 위제는 격분하여 그를 잡아다가 초주검이 되도록 매질하고 기절한 그를 거적에 말아 변소에 버리게 하였다.

기절에서 깨어난 범수는 감시원의 도움으로 몰래 그곳을 빠져나와 친구인 정안평(鄭安平)의 집으로 갔다.

그는 이름을 장록(張祿)으로 바꾸고 변장한 후 국외로 나갈 기회를 엿보았다.

 

때마침 진(秦)나라 소왕(昭王)이 왕계(王稽)를 위나라에 사신으로 보내자, 정안평은 왕계에게 그를 천거했다.

그리하여 범수는 왕계를 따라 '청운의 꿈'을 안고 진나라로 갔다. 범수는 진나라 소왕에게 신임을 얻어 객경으로부터 재상의 위에 올라 왕을 잘 보필했다. 진나라 사람들은 그가 위나라에서 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본명은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진나라는 범수의 건의에 따라 원교근공(遠交近攻) 정책을 받아들여 한(韓)나라와 위나라를 공격하려고 했다.

 

위나라에서는 수가를 사신으로 보내 화친을 청하려고 했다. 이때 재상이었던 범수는 남루한 옷차림으로 변장하고 수가를 만났다. 수가는 범수의 초라한 모습에 옛일이 미안하여 솜옷 한 벌을 주면서 진나라의 재상인 장록을 만나야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범수는 자신이 장록의 집을 알고 있다며 안내하였다.

범수는 안으로 들어간 후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마침내 범수가 바로 장록임을 알게 된 수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는 범수 앞에 부복하여 말하기를 "당신이 이토록 '청운직상(靑雲直上)'하실 줄을 모르고 만 번 죽어 마땅할 죄를 지었습니다. 부디 용서하십시오"라고 했다. 범수는 수가의 손을 뒤로 묶은 채 소의 여물을 먹게 했다.

그러나 솜옷 한 벌을 건네준 마음을 생각하여 목숨을 살려주면서 '돌아가 위왕에게 당장 위제의 목을 바치지 않으면 위나라의 도성을 모조리 짓밟겠다고 하더라'고 전하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수가는 혼비백산하여 돌아갔고, 위제의 목은 여지없이 달아났다.

 

이 이야기에서 보이는 '청운직상'이란 말은 그야말로 지위가 수직 상승함을 비유하여 이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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