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대의 성생활
세상에는 오만가지 형태의 짝짓기가 존재한다.
이것은 생존을 위한 것인데, 그중에서도 빈대는 인간의 관점에서 상당히 부러운 난잡해 보이는 형태의 짝짓기로 우리를 아연실색케 한다.
빈대는 한국의 경우 철저한 박멸로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해충으로, 모기와 마찬가지로 피를 빠는 곤충이다.
다만, 모기보다도 그 가려움증이 심하기 때문에(피가 날 정도로 긁어 잡아 뜯게 된다고 한다. 이건 빈대가 터져서 피가 퍼지는 것도 있긴 하지만)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괜한 소리는 아니란 이야기다.
게다가 번식력도 굉장하기 때문에 한 번 나타나면 상당한 골칫거리다.
이 번식에 대해 알아보면, 빈대의 짝짓기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지속 발기증.
수컷이 지속적으로 발기를 한다. 즉, 교미를 엄청나게 많이 할 수 있다.
많이 하는 놈은 하루에 200번도 한다고 한다.
둘째, 동성애와 수간(獸奸. 짐승과 교미하는 것. 이 경우는 다른 종족과 교미한다는 의미).
빈대는 자기 종족을 구별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게다가 자기 종족 중에서도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는 건 더 어렵다.
그래서 빈대의 짝짓기 중 50%는 동성과, 20~30%는 다른 종의 생물과 이루어진다고 한다.
셋째, 송곳형 생식기.
빈대 수컷의 생식기는 날카로운 송곳처럼 생겼다. 빈대 등의 딱지는 쉽게 뚫을 정도의 물건이다. 그래서 이걸로 아무데나 찔러넣는다. 상대의 머리든 등이든 배든 다리든 아무데나 꽂아 넣고 사정하는 것이다. 심지어 암컷의 심장에 정액을 주입하는 놈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암컷의 건강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 같다.
넷째, 처녀 생식.
생식기로 주입하는 것 이외의 경로로 들어간 정자는 대부분 면역체계에 의해 파괴되어버리며, 그 덕분에 빈대는 사정량이 엄청나다고 한다.
인간 크기의 빈대가 있다면, 대충 30 리터 정도라고 한다.
그렇게 많은 양의 정액을 주입해도 대부분의 정자는 파괴되고, 살아남은 녀석들은 몸의 구석구석에 숨어들었다가 봄이 되면 본능에 따라 난자를 찾아 나서는데, 혈관을 따라 암컷의 난소에 도달하는 정자들에 의해, 암컷의 생식기에 수컷의 생식기가 닿은 적이 없는데도 임신이 된다! 이른바 처녀 생식이다.
다섯째, 여러 개의 생식기를 가진 암컷.
빈대의 암컷은 워낙 수컷이 이곳 저곳에 미친 짓(……)을 해대기 때문에 등의 딱지에 일종의 반점같은 상처가 남는다.
이 상처의 숫자를 보면 암컷이 얼마나 많은 교미를 경험했는지 알 수 있는데, 어떤 종의 어떤 암컷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런 상처를 가지고 태어난다!
일종의 보조 생식기인 그것들은 생식기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여섯째, 그리고 그것은 수컷에게도 있다!
암컷들이 등에 자꾸 당하다보니 등에 생식기를 달고 태어난 것처럼, 워낙 수컷들도 많이 당하다보니 비슷한 진화가 생겼다. 아프리카의 어떤 빈대 종은 수컷의 등에 작은 질이 달려있는데, 생식 기능은 없고 그냥 뭐라고 할까……, ……일종의 자연의 배려인 것 같다. ……그, 뭐냐. ……편하게 하시라고.....
일곱째, 당한 수컷들은…….
그러고 보니 수컷의 몸에 정액이 들어갈 경우 어떻게 될까?
정자의 대부분은 면역체계에 의해 파괴되고, 살아남은 녀석들은 어디로 가는가?
수컷의 몸에 난자가 있을 리가 없다. 그러므로 당연히 생식은 실패한다.
대신 정자들은 당한(……) 수컷의 정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다른 정자들과 섞인 정자들은 이후 그 수컷이 사정을 할 때 그 수컷의 정자와 함께 배출된다고 한다.
여덟번째, 대포 같은 생식기.
빈대는 대충 성체가 2 mm 정도 크기다.
헌데 어떤 종은 수컷이 긴 관같은 생식기를 가진다. 그 수컷은 암컷을 발견하면 몇 센티미터 밖에서 사정해서 암컷을 맞추는데, 정자들이 암컷의 딱지를 쉽게 파고들어가 생식에 성공한다고 한다. 하다하다 못해 너무 해서 지겨워지기라도 한건가.....
'좋은글 > 피와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러려니 하고 살자 (0) | 2012.09.20 |
---|---|
가차 없이 잊어라 (0) | 2012.09.13 |
[스크랩] 빈대들의성 (性) (0) | 2012.08.25 |
양궁 속 숨은 과학 찾아보니…양궁과 인생 (0) | 2012.08.08 |
自知晩知 補知早知 (0) | 2012.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