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뭡니까

인사과장 전격교체로 뒷담화 무성한 경찰청

seongsoo 2011. 5. 9. 16:26

□ 인사과장 전격교체로 뒷담화 무성한 경찰청

- 김원환 총경, 건강상 이유로 요직에서 스스로 물러나 -

2011-05-09 06:00 CBS사회부 최인수 기자

지난 7일 경찰청 인사과장인 김원환(경찰대 3기) 총경이 갑자기 한직인 치안정책연구소로 발령이 났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다.

평소 몸이 좋지 않았는데 인사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과로로 건강이 악화돼 본인이 사퇴를 원했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현재 병가를 내고 경찰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소리 소문없이 조용히 이루어진 인사과장 교체를 두고 미근동 경찰청사를 비롯한 경찰 내부에선 이런 저런 후문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경찰청 인사과장 자리는 경찰내에서 요직 중 요직으로 '별'(경무관)을 달 확률이 1순위인 자리다.

'설령 몸이 아프다해도 들 것에 실려나오면 나왔지 제 발로는 걸어 나오지 않는 자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 인사과장 자리를 올해 1월 취임한 김 과장이 불과 4개월 만에 제 발로 물러났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는 얘기다.

경찰청 박천화 경무국장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간이 많이 좋지 않고, 혈변도 있다. 퇴원해도 금방 업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는 게 본인의 판단"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김 과장과 최근 전화 통화를 했다는 또 다른 경찰 고위 관계자 역시 "평소 간이 안 좋았는데 과로로 간 수치가 많이 올라가 무리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 인사과장 교체 속사정은?

하지만, 인사과장 교체를 두고 건강상의 이유 외에 또 다른 속사정도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경찰내부에서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우선, 김 과장이 조현오 경찰청장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 단적인 예로는 경찰특진과 관련돼 있다.

조현오 청장이 많을 때는 한꺼번에 4-50명씩 무더기로 특진을 시켜 경찰 조직내에선 그동안 우려와 불만이 많았는데, 김 과장이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조 청장의 뜻을 충분히 받들지 못했기 때문에 경질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쪽에선 조 청장이 그동안 강조해 온 '인사정의 실현'의지를 김과장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실무과장의 입장에서 과거의 관례를 고집하고 보수적으로 인사정책을 운영하다 미움을 샀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경찰 관계자는 "인사과장에서 스스로 물러날 정도로 건강이 안 좋다면 장기 치료를 위해 휴직을 했어야지 며칠 휴가(병가)를 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발 더 나가 조 청장의 인사 스타일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경찰내부에선 그 동안 조 청장의 인사 스타일에 대해 본청 인사과라는 공식적인 경로보다는 이른바 '비선 라인'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불만이 많았다.

'비선 라인'이란 기원단(기본과 원칙구현단/ 팀장 이동환 총경,경대 4기)내 몇몇을 비롯한 조 청장의 핵심 측근을 의미하는 말이다.

현재 경찰내에선 이 '비선 라인'이 인사 때 마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사실상 인사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태로 인사과장 교체에도 이 '비선 라인'이 움직였을 거라는 막연한 추론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 인사결과 두고도 뒷말 무성

또 이번 인사결과를 두고도 뒷 담화가 나오고 있다.

수사권 독립에 대한 조 청장의 의지와 이번 인사를 결부시켜 비판하는 목소리다.

김원환 총경 후임으로 인사과장에 임명된 사람은 이광석 수사구조개혁팀장(총경, 경찰대 4기)이다.

이 총경은 포항고등학교를 나와 경대를 졸업한 뒤 울산지방경찰청에서 근무를하다 총경 승진 이후 서울로 입성해 경찰청에서 근무해 왔으며, 현재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획득과 관련한 업무를 맡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 내부에선 후임 인사과장으로 수사권 독립이라는 경찰의 숙원사업을 맡고 있는 일선 장수를 가장 중요한 시기에 빼낸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평소 수사권 독립을 강조해오던 조현오 청장이 정작 수사권 독립보다는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인물을 인사과장으로 불러 들인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인사과장에서 물러난 김원환 총경은 조현오 청장이 감사담당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감사계장으로 있으면서 조 청장과 인연을 쌓았다.

경찰청 박천화 경무국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청장과 틀어졌다는 건 누군가 이간질하려는 수작일 뿐 청장께서도 (김원환 총경을)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이 정말 건강상의 이유로 요직인 인사과장에서 스스로 물러났던 아니던 김 과장의 갑작스런 교체를 두고 경찰내부에서 이런 저런 뒷 말이 무성하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비록 일부일지는 모르지만 뒷 담화가 무성하다는 말은 그동안 특진 남발과 측근 인사 등 조현오 청장이 보여왔다는 인사 스타일에 대한 불만이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게 경찰내부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