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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항암효과 보려다…그럼 간은?

seongsoo 2011. 4. 22. 16:47

□ 막걸리 항암효과 보려다…그럼 간은?

뉴시스 신정원 기자 2011.04.22 14:08

 

"막걸리 항암효과를 보려면 10병 넘게 먹어야 한다구요? 그럼 간은요?"

 

우리나라 대표 전통주 '막걸리'에서 항암물질 '파네졸' 성분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한국식품연구원의 14일 발표 이후 막걸리가 불티나게 팔리는 등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특히 막걸리는 1ℓ당 파네졸 함량이 0.15~0.5㎎으로 포도주·맥주(0.015~0.02㎎)의 10~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몸에 좋은' 막걸리로 주종(酒種)을 바꾼 애주가들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막걸리 판매량이 평소보다 배 가까이 팔리고, 막걸리 모 제조업체는 물량을 못댈 정도로 주문량이 늘었다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파네졸1ℓ당 5~7㎎정도 섭취해야 항암·항종양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에 나와있는 750㎖짜리 막걸리를 기준으로 적게는 10병, 많게는 50병 가까이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항암효과를 보기 위해 막걸리를 음용하다가 오히려 간질환으로 고생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트위터리안 'your_ri****'은 "항암효과가 25배 늘어나는 만큼 간질환도 25배 늘어나는 건 아닐까"라고 했고, 'yt***'는 "난 일주일에 한병씩 서너번을 먹는데 항암효과보다는 간질환이 더 염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일주일에 4회 정도 음주를 한다는 직장인 정모(31)씨는 "막걸리에 항암 물질이 있다는 것을 위안 삼아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된다"며 "탁한 부분에 파네졸이 더 많다고 해 걸쭉하게 먹다보니 더 취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신모(31)씨는 "암을 예방, 치료하기 위해 막걸리를 많이 마시다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가장 적절한 음주량(소주 기준)으로 남성과 여성 각각 2잔과 1잔, 빈도는 1주일에 1~3회 이하로 권하고 있다. 그 이상 음용하게 되면 간질환과 고혈압과 당뇨 등 위험이 높아진다.

 

한국식품연구원 관계자도 "이번 연구결과의 성과는 막걸리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항암 성분을 찾아낸 것"이라며 "막걸리가 다른 술보다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마치 항암 예방·치료제인 것처럼 확대 해석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