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유

봉달이의 세상 엿보기

seongsoo 2011. 4. 7. 09:47

봉달이의 세상 엿보기

한참 호기심이 많은 봉달이가

아빠에게 달려와서 물었다.

 

"아빠! 국가가 뭐예요?"

어린 아들이 알아듣도록 쉽게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한 봉달이 아빠는 이렇게 대답했다.

"응. 국가란 한 집안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란다."

 

그러자 봉달이가 또 물었다.

"아빠! 그럼 정부는 뭐예요?"

역시 쉽게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한 봉달이 아빠.

"정부란, 나라 살림을 맡아하는 한 집안의 엄마와 같은 존재지.“

 

그러나 봉달이의 호기심은 끝이 없었다.

"그럼 국민은 뭐예요?"

봉달이 아빠는 이번에도 쉽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국민이란? 국가와 정부의 보살핌을 받으니깐, 바로 봉달이 너라고 할 수 있지."

 

"아빠 ! 그럼 노동자는 뭐예요?"

"음, 노동자란 우리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 언니가 아니겠니?"

 

"그럼 아빠! 동생은 뭐예요?"

"우리 막내는 우리의 미래라고 볼 수가 있지."

 

의문이 다 풀린 봉달이는 이제사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그날 밤 곤히 자고 있던 봉달이는 동생의 울음소리에 그만 단잠을 깨고 말았다.

응가를 한 것이라고 직감한 봉달이, 가정부 방으로 달려갔다.

방문을 연 순간 아빠가 가정부 언니랑 그 짓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충격을 받은 봉달이는 엄마방으로 달려갔다.

엄마 방을 막 두들겼지만 엄마는 잠을 자는지 아무 대답이 없는 것이었다.

자기 방으로 돌아온 봉달이,

동생은 기저귀가 풀어져 침대가 똥밭이 되어서 그 위에 뒹굴고 있는 것이었다.

 

다음 날 아침

시무룩해 있는 봉달이를 보고 아빠가 물었다.

"우리 봉달이가 왜 이리 시무룩해 있을까.?

 

그러자 봉달이가 어제 모든 걸 다 보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속이 뜨끔한 아빠가 뭘 보았느냐고 묻자

봉달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어제밤 나는,

노동자를 유린하는 국가,

국민이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정부,

그리고 똥 밭에 뒹구는 우리의 미래를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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