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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에서 그쳐야 : 五分便無悔

seongsoo 2012. 3. 6. 07:54

멈출 곳을 아는 사람은 후회가 없다

 

爽口之味 皆爛腸腐骨之藥, 五分便無殃.

상구지미 개란장부골지약, 오분편무앙.

 

快心之事 悉敗身喪德之媒, 五分便無悔.

쾌심지사 실패신상덕지매, 오분편무회.

 

 

입에 맞는 맛은 장을 녹이고 뼈를 썩게 하는 독약이므로 반만 먹어야 해가 없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일은 모두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는 매개체이므로 반만 즐겨야 후회가 없다.

 

< 반쯤에서 그쳐야 >

 

입을 달갑게 하는 음식

하나같이

장 문드리고 뼈 썩히는 독약이니

반쯤에서 그쳐야

재앙이 없으리.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일

하나같이

신세 망치고 덕 잃게 하는 까닭이니

반쯤에서 그쳐야

후회가 없으리.

 

[해설]

모든 일을 너무 시원하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

특히 대인 관계(對人關係)에서는 더욱 그렇다.

 

중종 때에 이자(), 남곤(南袞), 한충(韓忠) 세 사람이 중국에 함께 사신을 갔다.

그런데 도중에서 남곤이 병이 나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평소 남곤의 간사한 형상을 잘 아는 한충은 "이런 간사한 자를 살려 두면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죽게 내버려 두자."하였는데, 이자는,"이런 간흉은 죽어도 아까운 것이 없지만 만리 먼 이국에서 함께 고생한 점이 있으니 우선 살리고 보아야 한다."하였다.

 

그후 과연 남곤은 기묘사화를 일으켜 많은 선비들을 죽였는데, 한충은 매를 맞아 죽었으나 이자는 남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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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할 상) : 시원하다, 서늘하다. 기분이 좋다, 상쾌하다, 마음이 밝다

(문드러질 란) : 문드러지다, 썩다, 빛나다, 화려하다, 무르익다

(재앙 앙) : 재앙, 하늘이 내리는 벌, 해치다, 괴롭히다, 재앙을 내리다

(똥오줌 변) : 똥 오줌을 보다, 문득, / (편할 편) : 편하다, 익다

(다 실) : , 모두, 남김없이, 깨닫다, 갖추다

(중매 매) : 중매, 매개, 안내, 술밑, 누룩, 중매하다, 매개하다

爽口之味 : 입에 맞는 맛있는 음식

爛腸 : 창자를 곪게 하다

五分 : 10분의 5,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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