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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조직의 비결

seongsoo 2012. 1. 18. 10:01

건강한 조직의 비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건강처럼 조직의 건강도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유지되어야 한다. 건강한 조직의 특징과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비결을 찾아 본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바램 중 하나이다. 사람들은 무병장수를 위해 음식의 종류와 양을 조절하고, 아침 저녁으로 부지런히 운동도 한다. 인간이 무병장수를 바라듯, 기업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 남아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1,620개 국내 상장 기업의 평균 생존 기간이 24년에 채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기대가 쉽게 이루어 지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건강한 몸이 장수의 필요 조건이듯,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선결 과제일 것이다.

 

어떤 조직이 건강한 조직인가?

 

WHO(세계보건기구)의 정의에 따르면, ‘건강하다’라는 의미는 단순히 병에 걸리지 않은 상태라기보다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조건이 모두 양호하여 몸의 각 기관이 정상적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정의에 비추어 본다면, 조직을 구성하는 개인과 하부 조직들이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을 때, 그 조직을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매출이나 영업이익률과 같은 재무 지표만으로 조직의 건강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재무적 건전성은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필요 조건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 조건은 되지 못한다. 조직 건강은 지금 당장의 성과뿐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미래의 잠재 역량을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건강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한다. 기업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다음에서는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몇 가지 요소들에 대해 살펴 본다.

 

건강한 조직, 어떻게 만들 것인가?

 

● 윤리적으로 건강한 조직 가치(Value)를 가져라

 

조직 가치란 사람으로 치자면 ‘정신(精神)’과도 같다.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몸이 둘이 아닌 하나인 것처럼 ‘조직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가 얼마나 건강한가’가 조직의 건강을 결정 짓는다. 바르고 정직한 가치를 조직 내부로 받아들이고 부정과 부패의 잘못된 것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때, 건강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

 

장기간 성장을 지속해온 건강한 기업들은 무엇보다 고객과 지역 사회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경영의 정도를 걸어온 기업들이다. 장수 기업의 주식 가치를 조사해온 Stanford 대학의 Jerry Poras 교수는 “단기적인 이윤보다 사회에 공헌한다는 공익적 이념을 도입한 기업이 대체적으로 장수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조직의 목적과 비전이 바로 세워지고 정당한 방법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때, 구성원들은 조직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고, 이는 기업을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실제로 컨설팅 회사인 Watson Wyatt의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속한 기업이 정직하고 신의가 있다고 느끼는 구성원의 회사에 대한 몰입도는 그렇지 않은 구성원보다 56%나 더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반대로 편법과 부당한 방식으로 성공해보겠다는 기업은 단기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오래 갈 수 없다. 일본 최대 식품 회사로 명성이 드높았던 유키지루시는 2000년 식중독 사건에 대한 소극적 대처에 이어 2001년에는 소고기의 원산지를 속여 파는 행위가 들통나면서 소비자 불매 운동에 직면하게 되었다.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된 경영진의 태도는 고객뿐 아니라 내부 구성원들조차 조직에 대해 신뢰를 잃어 버리게 만들었고 결국 회사는 파산하고 말았다.

 

앞으로 윤리적 가치관으로 준비되지 않으면, 건강한 조직은 고사하고 생존조차 힘들다는 것은 최근 국제 사회의 여러 움직임을 통해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업의 정보 공개, 노동 관계, 환경, 뇌물 방지, 소비자 보호, 공정 경쟁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ISO(국제표준화기구) 역시 각 기업들의 윤리 경영 수준을 가늠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표준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정보 교류가 잘 되게 하라

 

막힌 곳이 없이 피가 잘 돌아야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에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히 이뤄지고 정보가 막힘 없이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불교의 경전에서 건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하는 ‘칠불쇠법(七不衰法)’ 중, 첫 번째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 ‘상하가 자주 모여 옳은 일에 대해 토론하라’는 것이다.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조직 내 의사소통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말이다.

 

정보의 흐름이 어느 일부 계층에만 집중되면, 나머지 구성원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조직에 대한 애정을 잃게 된다. 또한, 상위의 일부 관리자들이 정보를 독점하고 현장에 권한과 책임이 위임되지 않으면 마치 동맥 경화에 걸린 사람처럼 조직에 마비가 온다. 경영진의 지시가 현장에 잘 전달되지 않으며,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서 경영진이 무감각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국적 농산물 기업인 Chiquita Brand International은 한 때 CEO 개인에게 지나치게 정보가 집중되고 내부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면서 조직이 극도로 경직되어 있었다. 구성원들은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기보다는 작은 일 하나 하나에도 CEO의 눈치만 살피면서 좀처럼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2002년 새롭게 CEO에 선임된 Cyrus Freidheim은 현장과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하고 책임과 권한을 현장에 위임함으로써 정보가 한곳에 고이지 않고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였다. 그렇게 되자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생각하던 바를 이야기하기 시작하였고, 회사는 생기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커뮤니케이션의 힘은 위기의 순간에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곤 한다. Harvard 경영 대학원 교수이며 기업 혁신의 대가인 John Kotter는 기업을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는 혁신의 출발점으로 조직 내외부와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 바 있다. 구성원들과 혁신에 대해 제대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Nissan 부활 신화의 주인공인 Carlos Gohn 역시 위기의 시기일수록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였다. 그는 다양한 지역, 직급,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의 팀으로 묶은 CFT(Cross Functional Team)를 통해 조직의 주요 문제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내었다. 조직 정보의 막힘 없는 소통과 조직 장벽을 넘는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단적인 예인 것이다.

 

●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리더십을 확보하라

 

조직이 멈추지 않고 계속 살아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심장 역할을 하는 리더십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루 평균 10만 번을 뛰는 심장에 문제가 생겨 자칫 멈추기라도 한다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미래에 조직을 이끌어 갈 리더를 지속적으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좋은 기업으로 인정 받았던 기업들 중에는 스타 리더가 사라진 이후 성과가 급격히 나빠져 결국은 좌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Good to Great’의 저자 Jim Collins는 위대한 기업과 비교 대상이 되었던 기업들의 3/4 이상이 안정적인 리더십 확보에 실패하였고, 그것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지 못했던 중요한 이유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리더의 육성과 확보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한 결과인 것이다.

 

반면, GE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리더십 확보에 있어 그 어느 곳보다 앞서 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6개의 서로 다른 사업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하면서 1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끊임 없이 탁월한 리더들을 확보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GE의 대표적인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는 ‘리더십 파이프라인’은 리더십 단계에 따라 해당 리더에게 요구되는 전문 지식 및 기술, 시간 관리 능력, 업무 가치 등을 자세히 서술하고 그에 맞는 각종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GE는 수많은 리더를 성공적으로 육성해왔다.

 

IBM 역시 기업의 미래가 우수한 리더들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고 있는 기업이다. 이에 향후 기업을 이끌어 나갈 잠재 리더 발굴 및 육성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 고성과자 중에서 리더의 자질과 역량이 있어 보이는 인재를 골라 내는 ‘Bottom-up Review’, 300명의 최고 경영진이 잠재 리더들에 대해 일대일 리더십 코칭 역할을 하는 ‘NextGen Program’, 잠재 리더들의 장기적인 경력 개발을 논의하는 ‘Talent Review’ 등에는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IBM만의 리더십 개발 노하우가 담겨 있다. 이처럼 체계적이고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과 검증을 통해 확보된 리더들은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 외부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라

 

인간과 같은 포유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외부 기온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항상 일정 체온을 유지하는 항온 동물이라는 것이다. 추운 날씨에는 몸 안에서 열 에너지를 만들어 따뜻하게 하고 더운 날씨에는 땀 등을 통해 열을 발산함으로써 몸의 건강을 유지한다. 기업이 건강한 조직으로 계속해서 살아 남기 위해서도 이처럼 외부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필요가 있다.

 

최근 Mckinsey의 조사에 따르면, 1930년 대에는 S&P 500대 순위에 들었던 기업들이 65년 정도 계속 그 순위 안에 들었으나, 2000년 이후에는 500대 안에 머무는 평균 기간이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과거에 비해 훨씬 빨라지면서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우수한 기업으로 인정받기가 갈수록 어렵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한 때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했던 Netscape는 소비자들이 별도로 다운로드가 필요 없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더 선호하면서 Microsoft에 밀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 변화에 미처 대응할 만한 준비를 하지 못했던 Netscape는 급격한 매출 부진을 겪고 결국 America online에 합병되고 말았다.

 

90년대 초반 미니밴과 SUV의 강자로 군림했던 Chrysler 역시 비슷한 사례이다. Chrysler는 차종이 갈수록 고급화, 대형화되는 추세에 적응하지 못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도 경쟁사에 비해 뒤쳐짐으로써 위기를 자초하였다. Mercedes Benz와의 합병으로 새로운 변화의 전기를 마련하는 듯 싶었으나, 최근 전략 수립과 시장 수요 예측에 실패함으로써 또다시 어려움에 빠져 버렸다.

 

반면 Toyota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발빠른 준비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기업이다. 특히, 환경 오염과 에너지 자원의 고갈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점차 높아져 가는 변화를 읽고 다른 경쟁사보다 이에 일찍 대응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Prius’ 라는 하이브리드형 차량 개발에 성공하였고 향후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개발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세계 최초로 대형 태양열 전지를 활용하여 연비를 극대화한 차세대 모델을 개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환경 변화를 주시하면서 자동차 산업을 리드해나가고 있다.

 

건강한 조직이 되기 위해 외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는 위기를 극복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법률 회사인 Sidley, Austin, Brown & Wood는 9·11 테러로 큰 위기에 봉착하였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붕괴될 당시, 이 회사의 600명이 넘는 인력이 5개 층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 업무는 거의 마비 상태에 이를 지경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회사는 불과 일주일 만에 회사의 핵심 기능을 9·11 테러 이전으로 회복시켜 놓았다. 데이터 백업 시스템, 사무 공간 및 기기의 빠른 조달, 고객과의 돈독한 유대 관계, 신속한 보고 체계 등은 예기치 못한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사전 예방이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지름길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오기 전에 정기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점검하고 미리 조심하는 사람은 오랫동안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큰 병이 생기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건강하게 사는 기본적인 조건인 것처럼, 건강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 내 문제점을 조기에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면,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종업원 만족도 조사나 HR Audit 같은 제도들은 조직의 이상(異像) 현상을 포착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법들이다. 건강한 조직은 문제를 숨기기보다는 이를 드러내고 그 안에서 더 나은 대안을 찾아 가는데 탁월한 기업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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