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6
□ 동아일보-채널A 선정 2011 10대 뉴스
- 김정일, 카다피, 무바라크 ‘철권’ 지고,분노한 ‘주권’ 일어서다 -
《 2011년은 독재자 몰락의 해였다. ‘아랍의 봄’은 튀니지와 이집트의 철권 통치자를 권좌에서 몰아냈고,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는 사살됐다. 북한 김정일은 자연사했지만 후세의 평가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선 정당정치를 위협하는 시민단체의 세력화가 일어났고, 세계적으론 각국의 재정위기와 함께 ‘점령하라(Occupy)’ 시위가 확산된 해이기도 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선정한 국내외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 국내
1. 북한의 운명은 29세 김정은 손에…
북한을 37년간 철권 통치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2월 17일 사망했다. 29세에 불과한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로 권력을 물려받아 현대사에 유례가 없는 ‘3대 세습’이 이뤄졌다. 극심한 혼란 속에서 2012년을 맞게 된 한반도를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2. 구제역 348만마리 매몰… 침출수 유출 우려
구제역 확산으로 소 15만1000마리, 돼지 331만8000마리, 염소 8000마리 등 총 348만5000마리의 가축이 매몰 처분됐다. 피해액만 3조 원에 이르러 축산 농가가 사실상 초토화됐다. 부실 매몰로 침출수 유출에 따른 2차 환경오염 우려도 나왔다. 육류와 우유 가격 폭등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3. 저축은행 16곳 퇴출… 구명로비 수사 확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부실을 키운 16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철퇴를 맞았다. 퇴출을 피하려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로비를 한 데다 사전인출 의혹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5000만 원 이상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 등 7만여 명이 피해를 봤다. 구조조정은 일단락됐지만 추가 퇴출 우려는 남아 있다.
4. 영화 같은 ‘아덴 만의 여명’… 석 선장 ‘기적’
작전명 ‘아덴 만 여명작전’. 청해부대 구축함 최영함이 1월 21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전원을 피랍 6일 만에 구출했다.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작전 과정에서 목숨을 걸고 기지를 발휘했다. 작전 과정에서 총탄 6발을 맞은 석 선장은 불굴의 의지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5.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한국 ‘그랜드슬램’
강원 평창이 7월 6일 남아공 더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권을 따냈다. 2010년과 2014년 대회 유치전에서 캐나다 밴쿠버, 러시아 소치에 역전패한 뒤 세 번째 도전한 끝에 쾌거를 이뤘다. 8월에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을 개최해 세계 6번째로 그랜드슬램(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F1)을 달성했다.
6. 16명 앗아간 우면산 참사… 방재예산 확충
기후변화로 100년 만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7월 27일 전국적인 산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서울 우면산에 시간당 100mm의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 16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이는 단순한 ‘천재(天災)’가 아니라는 지적이 일자 정부는 내년에 5조 원을 투입해 재난관리 개선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7. 성폭행 처벌법 바꾼 영화 ‘도가니’의 힘
광주 인화학교 교직원들이 장애원생들을 성폭행한 사건이 6년 만에 재조명됐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과 영화 ‘도가니’가 나오면서 사회문제가 됐다.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성폭행 교직원 14명을 추가로 적발했다. 또 장애인이나 13세 미만 아동을 성폭행하면 실형을 받도록 법규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
8. 오세훈 사퇴… 정치권 ‘빅뱅의 소용돌이’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투표율이 미달돼 오세훈 시장이 사퇴하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장외 강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하면서 박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 ‘정당정치의 위기’가 불거지면서 정치권은 ‘빅뱅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9. 한미 FTA 4년만에 통과… ‘최루탄 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상 서명 4년 4개월 만인 11월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둘러싼 야당의 반발이 거셌고,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헌정 사상 초유의 불상사가 벌어졌다. 미국, 유럽연합(EU)과의 FTA 완료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1%를 자유무역지대로 확보했다.
10. 아시아 넘어… K팝 열풍 지구촌으로 확산
프랑스, 미국, 영국, 아르헨티나, 페루…. 2011년 유튜브는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염원하는 세계 팬들의 플래시몹과 댄스로 들썩였다. 6월 SM엔터테인먼트 프랑스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 런던, 브라질, 스페인 등에서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공연이 개최되며 팝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에까지 진출했음을 증명했다.
■ 국제
1. 철옹성 흔든 ‘아랍의 봄’은 진행형
왼쪽부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벤 알리 대통령, 무아마르 카다피.
철옹성 같던 중동·북아프리카의 독재자들이 분노한 국민들의 힘에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1월 튀니지 벤 알리 대통령의 망명을 시작으로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도 쫓겨났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반군에게 비참하게 사살됐다. 예멘과 시리아에선 유혈투쟁이 현재진행형이다.
2. 日동북부 규모 9.0 강진… 원전 안전도 흔들
3월 11일 일본 동북부를 덮친 리히터 규모 9.0의 초대형 강진과 뒤를 이은 쓰나미가 1만58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실종자도 3400여 명이다. 미국지질조사국이 관측을 시작한 이래 4번째 규모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까지 이어져 세계는 ‘제2의 체르노빌’ 공포에 떨었다. 원전사고 수습비용만 최대 200조 원이 넘는다.
3. 英윌리엄 왕세손, ‘평민’ 미들턴과 결혼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과 ‘평민 신부’ 케이트 미들턴이 8년 연애 끝에 4월 2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세대답게 왕실의 오랜 전통을 조금씩 비켜가며 21세기의 판타지를 새롭게 연출한 결혼식이었다. 왕세손비는 결혼 이후 서민적인 모습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4. 美특수부대 ‘9·11테러 주범’ 빈라덴 사살
9·11테러의 주범으로 14년 넘게 세계 테러리즘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알카에다 수장 빈라덴이 5월 1일 파키스탄에서 미 특수부대의 기습을 받고 숨졌다. 산악지역 동굴이 아닌 버젓한 주택에 은신해 있던 그의 마지막을 놓고 위선 논란도 일었다. 서방세계는 “정의가 마침내 구현됐다”며 기뻐했지만 일부 이슬람권에선 애도하는 반응을 보였다.
5. 다문화 사회 겨눈 테러범 총구에 77명 희생
노르웨이의 극우 민족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가 7월 22일 오슬로의 정부청사를 테러하고 집권당 청소년 정치캠프가 열리던 우퇴위아 섬에서 총기를 난사해 77명이 숨졌다. 무슬림을 증오하고 다문화를 배격해 온 그의 범행은 포용을 통해 세계 문명을 이끌어 온 유럽의 다문화 사회에 충격을 줬다.
6. 사상 초유 美 신용등급 강등… 유로존 휘청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8월 5일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최상위인 ‘AAA’에서 ‘AA+’로 강등해 세계경제가 출렁였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는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로 번져갔고 위기를 맞은 국가들의 도미노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
7. 우주-군사 中의 굴기… 美는 아시아 회군
명실상부 주요 2개국(G2) 위치에 오른 중국이 우주 해군 고속철 등 각 분야에서 야심 찬 팽창을 거듭했다. 이에 맞서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1월 호주를 방문하고 해군기지를 설치키로 하는 등 ‘아시아 회군’을 본격화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한 중국 경제 견제 논의도 한창이다.
8. ‘1%의 땅’ 자본주의 심장부 점령한 99%
9월 17일 자본주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 점령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대는 ‘우리는 99%다’라는 구호를 통해 상위 1%에 집중된 부의 불평등에 항의하며 거리를 점령했다. 시위는 미국 내 주요 도시와 유럽 아시아로 번졌다.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개선하려는 논의들이 시작됐다.
9.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췌장암 사망
21세기 정보기술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가 10월 5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개인용컴퓨터(PC) 대중화 시대를 열었던 그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했다. 숱한 좌절을 겪으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의 드라마 같은 삶은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많은 감동과 영감을 줬다.
10. 미얀마 군정 종식… 수치 여사 보선 출마
미얀마에서 근 50년간의 군사정부 시대가 종식됐다. 올 3월 출범한 미얀마 민간정부는 민주적 개혁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아웅산 수치 여사는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12월 미얀마를 방문하자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우려한 중국도 다급히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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