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위기 상황 '언론 노출' 이대로 좋은가
북의 거듭되는 도발에도 제대로 대응 못한 정부와 군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더욱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정부와 군 그리고 언론의 보안 의식이다.
전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적을 잘 모를 때다. 그만큼 정보가 중요하고, 적의 동태를 안다는 것은 이미 절반쯤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연평도 사태와 관련, 언론은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 우리 실정을 있는 대로 다 드러내고 있는 반면 적의 동태는 오리무중이다. 김정일 일당은 우리 실정을 손바닥 보듯 하며 마치 꽃놀이패를 하고 있는 형국 같다.
우선 정부와 군 당국의 언론 노출의 문제부터 보자.
무슨 사건만 발생하면 안보관계장관회의 소집 보도와 함께 정부와 군 수뇌부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청와대 지하벙커 모습이나 합참 지휘통제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수뇌부의 언행에서 우리의 전략과 의도는 드러나게 마련이다. 비상 상황에서 언론 노출이 필요하다면 면밀하게 계산되고 의도된 노출이어야 한다. 당장 군 작전을 지휘해야 하는 군 수뇌부가 직접 나오는 언론 브리핑도 극히 제한돼야 한다. 심리전 측면에서 '공보 작전'의 기본이 무시된 양상이라고 본다.
둘째는 군사 보안 노출의 문제다. 연평도에 배치된 병력, 무기체계를 비롯해 자주포 2문이 고장났다는 사실까지 발표되는 것을 보고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 와중에 국방장관이 국회로 불려나가 질의 답변을 하는 상황이 그대로 생중계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또한 국회 국방위원이나 전문가들이 언론에 나와 보안사항을 노출하는 행태도 정말 자제돼야 한다.
셋째, 언론 보도의 문제이다. 비상사태 때마다 언론이 위험을 무릅쓰고 생생한 보도를 위해 노력해온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군부대 피해 상황까지 즉각 공개하는 등 국익과 군사 보안을 감안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보도만을 우선하는 행태는 문제라고 본다.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은 상황이 좀 정리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국가 안보 위기 상황에서는 정부와 군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국민적 단합과 확고한 지지가 절실하다. 언론이 저마다 각개 약진하는 모습으로 비친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국익과 국민의 알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언론의 성숙한 보도 자세를 촉구하고 싶다
최선만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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