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三伏) 더위도 감사로, 내 것으로
글// 유성 박한곤
며칠 전 산행 때의 이야기다. 산 아래 샘에서
1,8리터 4병에 물을 채워 등산 배낭에 넣고 산에 오르는 것을 보고
이웃 등산객이 무거운 물병을 왜 짊어지고 산에 오르느냐? 고 물어온다.
높은 산에 갈 때를 대비해서 자주 이런 준비운동을 한다.
짐은 왜 필요한가!
짐을 지고 한 쪽 발을 들고 서보면 중심 잡기 쉽고
오래 버틸 수 있는 것 보면 삶에는 적당한 짐을 필요로 한 것.
곡예사가 긴 막대를 들고 외줄을 타는 것을 보면 짐작이 갈 것이다.
몸의 균형을 유지 하는데 상체에 무게가 필요로 하지만
삶의 진행이 그렇지 못한 불균형은
인간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하고 부터인 것도 같다.
좋은 삶을 위해서 때로는 고통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통을 외면한 삶은
무기력해지고 나약해지고 타락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기쁨이나 만족을 얻으려면 반드시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래서 고통은 육체와 정신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것이다.
마을 어귀에 있는 고목은 사람의 손으로 전지(剪枝) 하지 않아도
태풍이 오면 웃자란 가지를 정리해 주지만
어느 한 가지가 잘 난체 뻗어나가는 경유가 없다.
자연은 모든 이웃과 불청객까지도
함께 ‘동행하며 성숙함'의 과정에서 고통을 받아들여
순리 역사를 엮어 균형을 유지한다.
우리에게 문득 고통이 닦아 올 때
내 삶이 점진적인 발전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것을 자연에서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삼복더위의 한중간에서 사람들은 더위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지만 산천의 초목들이 제철을 만나
성장의 호기를 놓치지 않고
검푸른 물결로 넘실거리는 것 보면
절호의 기회를 놓칠 딴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심지어 더위를 아랑곳 않는 벌들과 개미의 근면성을 보라
우리의 참 스승은 자연 속에 숨은 듯 살아
분명한 깨우침을 준다.
더위를 피할 것이 아니고 더위에 정면승부를 걸어야 한다.
아침저녁 한 시간 정도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며
땀을 모다 쏟아버린 후 찬물로 몸을 씻으면
비할 바 없는 상쾌함을 얻을 수 있는 기분!
이 같은 소박한 행복을 제철에 누릴 수 있는 것도
삶의 요령이다.
우리 신체 모든 기능은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된다.
땀샘과 땀의 수로도 마찬가지다. 땀 흘리지 않으면
지방이 땀구멍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한 번은 땀을 흘려야 한다.
땀샘을 청소하고 땀의 순조로운 흐름이
내 몸의 대사기능을 증진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면
더위의 고통도 삶에 성장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건강 없는 물욕은
정신의 평화를 망가뜨리는
삶의 협곡이 됨을
명심하라,,,流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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