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높이... 나 자신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Many moons’라는 외국 동화가 있다. 옛날 옛적 어느 바닷가 왕국에 열 살 난 공주가 병이 났다. 공주의 소원은 달을 따 달라는 것이었다. 공주의 아버지 왕은 온 나라에 공포를 내렸다. 달을 따오는 사람한테 많은 상을 주겠다고. 그러나 영리하다는 사람들 모두 달은 너무 크고 너무 먼 곳에 있어서 따오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시종장은 3만5천마일 저 너머에 있다하고, 공주의 방보다도 훨씬 크다고 한다. 마법사는 15만 마일인데 이 섬의 두 배나 된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수학자가 하는 말은 거리는 40만 마일이고 크기는 우리나라의 반이나 된다고 하더라.
모두 영리한 분들이니까 아마, 저마다 바른 말을 하였겠지요. 그렇다면 달이라는 것은 여러분들이 각기 생각한 대로의 크기이고 그렇게 멀리 있는 게 틀림없는 모양입니다. 그러니 공주님 자신은 도대체 달님을 어느 정도크기로 생각하시며 얼마나 멀리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먼저 그것부터 여쭈어 보고 오겠습니다.
어릿광대가 공주에게 달에 대해 물었을 때, 공주는 달이란 엄지손톱보다 약간 작다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엄지손가락을 들고 재어보면 꼭 손톱에 가려질 정도니까요.” 그리고 창밖의 나무보다 높지 않은 곳에 있을 거라고 한다. “왜냐하면 나무꼭대기의 가지에 걸릴 때도 있으니까요.”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을지 물어보니 또 대답한다. “당연히 금이지요. 저렇게 금빛으로 빛나잖아요.”
그래서, 공주의 말대로 엄지 손톱만한 동그란 금 목걸이를 만들어다 주었더니 공주의 병은 씻은 듯 다 나았다. 그러나 왕의 걱정거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밤이 되어 달이 다시 떠오를 거고 그럼 공주는 가짜 달이라는 것을 알고 또 병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영리한 사람들은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 어릿광대는 또 공주에게서 해답을 찾는다. “달을 따다 공주님 목에 걸어 드렸는데, 어떻게 하늘에 또 달이 떴을까요?” 공주는 방긋 웃으며 대답해 준다.
“바보, 그것도 몰라요? 이빨이 하나 빠지면 또 새것이 나잖아요? 짐승이 뿔이 빠지면 또 새 뿔이 나잖아요? 꽃을 자르면 또 새 꽃이 돋아나잖아요? 달님도 마찬가지예요.”
※ Many Moons (아주아주 많은 달) : 작가 James Thurber, 1944년 칼데콧 수상작
'좋은글 > 피와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배사 (0) | 2013.05.22 |
---|---|
촌년 10만원 (0) | 2013.03.25 |
뒤집어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고마운 일이지요 (0) | 2013.03.19 |
연령(年齡)에 따른 호칭(呼稱) (0) | 2013.02.24 |
네명의 아내 (0) | 2013.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