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피와살

도전하며 인내하라

seongsoo 2012. 11. 1. 17:51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

도전하며 인내하라

 

열정과 인내를 함께 가져야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어떻게 인내할 것인가. 무작정 기다리면 되는 것인가. 아니면 그 인내를 좀 더 알차게 만들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한 것일까.

 

전진(前秦)의 황제 부견은 동진을 정복하기 위해 90만 대군을 징집했다. 부견은 동생 부용에게 먼저 가서 인근 지역을 점령하고 동진의 상황을 보고할 것을 명했다. 부용이 찬찬히 살펴보니 동진은 병력도 적고 군량미도 부족해 보였다. 부용은 형에게 지금 빨리 공격하라는 전갈을 보냈다. 이 소식을 들은 부견은 일단 90만 대군 중에서 수천 명의 기병만 동진으로 보냈다. 하지만 동진의 장군 사석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급하게 출병한 기병을 습격해 예봉을 꺾어놓았다. 사석의 첫 번째 승리였다.

 

이후 부견의 군사와 사석의 군사가 작은 강을 끼고 대치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사석은 부견에게 물을 사이에 두고 싸우기는 불편하니 조금만 뒤로 물러나면 물을 건너가 싸우겠다고 했다. 부견은 군사들에게 물러서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사실 부견은 물을 건너오는 적을 공격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부견의 군사는 전세가 불리해져서 물러서는 줄 알고 당황했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강을 건너온 사석의 병사는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타의 공격을 퍼부었고 결국 90만 대군을 이길 수 있었다.

 

여기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순수견양(順手牽羊)’으로, 손에 잡히는 대로 양을 끌고 간다는 뜻이다. 인내란 막연히 기회가 오고 조건이 성숙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작은 기회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인내의 기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막연한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무수한 도전을 하고 실패를 겪어내는 인내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역량은 물론이고 주변 조건까지 만들 수 있다. 인내하라. 하지만 정적인 인내가 아니라 끝없이 도전하며 인내하라.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순수견양(順手牽羊) - 36계중 제12

 

하늘이 주는 복은 잠자코 챙겨두어라(횡재)

이는 글자그대로 해석하면 나를 따르는 양이 있다면 누구의 것이든 따지지 말고 몰고 가도 좋다는 것이다.

하늘이 주는 복은 잠자코 받아두는 것이 상책이며 그것을 거부하면 오히려 화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목전의 이익에만 사로잡혀 마구 집어삼켜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앞뒤 아래위의 상황을 판단하여 목에 걸리지 않는 범위에서 먹으라는 뜻이다. 바꾸어 말하면 확고한 목표가 있고 그 목표 안에서 임기웅변으로 대처하는 슬기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B.C.473, 월나라는 오나라를 몰아쳐서 오왕 부차는 고소산으로 도망쳤다.

그리하여 중신을 월왕구천에게 보내어 화평을 요청했다. 월왕은 몇 해 전에 자기가 오군에 몰려 회계산에 숨어있을 때 오왕이 그를 죽이지 않고 살려주었던 생각이 나서 화평요청을 받아들이려 했다.

그러자 중신 범려가 반대하며 말했다.

"회계산에서는 하늘이 월나라를 오나라에 주었으나 오왕이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아서 오히려 이번에 오왕이 궁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하늘이 오를 월에게 주었습니다. 하늘의 뜻을 거역해서는 아니됩니다. 대왕께서는 지난 22년 동안을 오를 정벌하고자 고생해왔는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도리어 화를 받는법, 그리고 도끼자루는 도끼에 맞추어 만드는 법입니다. 지금 하늘이 주는 기회를 놓치면 천추의 한이 됩니다."

월왕 구천은 범려의 말에 감동되면서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어물거리자 범려는 물러나서 전군에 진격의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오의 사자에게 선언했다.

"나는 월왕의 명령을 받아서 명령한다. 사자는 즉시 물러가라. 물러나지 않으면 목을 치겠다"

사자는 혼비백산하여 떠났다.

월왕은 아직도 연민의 정에 묶여 오왕에게 사자를 보내어 용동이라는 섬에 가면 백호가 있으니 그곳에서 군수직을 맡아 여생을 보내라 했다. 그러나 오왕 부차는 이를 사양하고 자결했다.

이로써 오월항쟁이 끝을 맺었는데 범려의 결단이 월의 승리를 가져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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