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 매카시즘이 뭔지 알고 하는 얘긴가
2012-06-06, 정미경 워싱턴 특파원
한국 일부 야당 지도자와 좌파 인사들이 ‘매카시즘’이란 단어를 꺼내 든 걸 보고 국민 대표에 대한 국가관 검증과 매카시즘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본다.
매카시즘은 1950년대 초 미국을 휩쓸었던 반공주의 광풍이다. 무고한 사람들이 투옥되고 직장을 잃었다. 사상적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두는 미국인들에게 매카시즘은 집단적 반성의 기회를 준 사건이었다. 이후 미국인들은 사상적 관용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이념적 다문화 국가를 만드는 데 주력해 왔다.
비록 당시 의혹을 받은 인사들 가운데 일부가 실제 간첩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그렇다고 해도 뚜렷한 증거 없이 광풍처럼 사상을 재단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회의 건강성을 해치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에 대해 제기되는 국가관 검증 요구를 매카시즘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매카시즘은 근거 없는 비방 및 모략으로 공산주의와 관련 없는 사람들을 무고하게 희생시켰을 때 해당한다. 매카시즘 광풍이 불었던 당시 미국에서는 ‘불이 안 난 곳에 연기가 날 리 없다’는 말이 유행했을 만큼 추측성 매도가 난무했다.
지금 한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이들은 공공연하게 북한의 체제를 옹호하며 사상적 연계를 숨기지 않고 살아왔다. 그런 그들이 일개 개인이 아닌 국민의 대표로 국회에서 일하게 된 상황에서 그들의 국가관을 묻고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다.
사상과 언론의 자유가 만개한 미국이지만 만약 지금 새로 연방의원이나 고위공직자가 된 사람이 민주주의 가치 자체를 부정하거나 미국을 적으로 여기는 알카에다 추종자일 경우 미국 사회도 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 1950년대 매카시즘 바람이 불 수 있었던 것은 6·25전쟁과 중국의 공산화, 소련의 원폭 실험 등으로 공산주의에 대한 사회적 공포가 자리 잡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매카시즘을 지지하는 세력도 대단했다. 사회단체들의 요청으로 상하원에서 수십 차례 공산주의자 색출 청문회가 열렸고, 연방수사국(FBI)의 특별조사팀까지 가동됐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 그 같은 ‘레드 스케어(공산주의 공포)’가 팽배해 있거나 매카시즘을 지탱할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매카시즘 운운하는 일부 좌파 및 야권 인사들의 발언은 시대착오적이다.
※ 매카시즘(McCarthyism)은
확실한 이유 없이 불충(不忠), 국가 전복, 반역을 고발하는 정치적 행위를 일컫는다. 이 낱말은 특히 미합중국에서 대략 1940년대 말부터 1950년대 말까지 '제2차 적색 공포 시대'의 정치적 행위에 쓰인다.
이 시기는 소비에트 연방의 간첩과, 미국내 기관에 대한 공산주의의 영향을 크게 두려워하던 시기였다. 원래 매카시즘이라는 말은 미국 상원 의원 조지프 매카시가 미국 공화당 당원집회에서 "미국내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암약하고 있으며, 자신은 그 명단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사건을 계기로 일어난 반공주의 광풍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지나친 반공주의, 정적의 성격이나 애국심에 대해 비난을 선동하거나 무분별하고 근거없는 고발을 비판하는 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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