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명상

끽다거

seongsoo 2011. 3. 24. 08:59

 

 끽다거(喫茶去)

- 차나 한잔 하고 가게나 -

 

 

여보게 !

세상살이 다 내려놓고

차나 한잔 드시게나

 

생이란 무생사는

본래가 허망한 것

맘자락 편히 내려놓고

만상을 들춰보게나

 

여보게 !

세간살이 명리란 다 그런 것

있으나 없으나

모두 버리고 갈 유산인데

무에 그리 얽매이나

 

여보게 !

세상살이 다 내려놓고

차나 한 잔 드시게나...

 

 조주스님

선을 아는 이는 금빵 떠올릴 정도로 선교에 능통했던 스님이죠.

특히나 그의 '끽다거' 즉 '차나 한잔 하고가게'란 말은 아직도 선가에선 자주 사용하는 화두입니다.

 

차나 한잔 하게.......

 

어느날 조주를 방문한 두 스님에게 조주는 "일찌기 여기에 와 보았는가" 하고 질문을 하였죠.

"왔었습니다"란 말을 하는 스님에게 조주는 "그럼 차나 한잔 하고 가게", 그리고 "온적이 없었다"하는 스님에게도 역시 "차나 한잔 하고 가게" 하였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스님이 이상하여 물으니 역시 "차나 한잔 하고 가게" 하였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온적이 없다는 스님은 맘에 준비가 없으니 그냥 차나 한 잔 하라는 것이고 온적이 있다는 스님에게도 그가 정작 깨달음을 얻은 적이 있는가하는 물음을 던진 것인데 알아듣지 못하니 너도 그냥 차나 한잔 마시고 가라 한 것이고 옆에 있던 제자도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그냥 차나 한잔 하라는 것이었죠.

이미 시험은 끝났다는 말이지요.

 

조주차 그것은 곧 차의 맛과 선의 맛이 하나로 통하는 차의 차선일미입니다.

한잔 차를 마시되 선열을 맛보고, 선을 하되 차를 마시듯 평상심으로 돌아 가고자하는 거기에 있으며, 가고 머물러 앉고 눕고 하는 거기에 있으며, 차를 마시는 거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님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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