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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賤待)받고 모욕(侮辱)받는 즐거움이여...

seongsoo 2012. 4. 25. 17:32

천대(賤待)받고 모욕(侮辱)받는 즐거움이여...

 

천하에 가장 용맹스러운 사람은

남에게 질 줄 아는 사람이다.

 

무슨 일이든지 남에게 지고 밟히고 하는 사람보다

더 높은 사람은 없다.

 

천대 받고 모욕 받는 즐거움이여,

나를 무한한 행복의 길로 이끄는 도다.

 

남에게 대접받을 때가 내가 망하는 때이다.

나를 칭찬하고 숭배하고 따르는 사람들은 모두

나의 수행을 제일 방해하는 마구니이며 도적이다.

 

중상과 모략 등의 온갖 수단으로

나를 괴롭히고

헐뜯고

욕하고

해치고

괄시하는 사람보다 더 큰 은인은 없으니,

뼈를 갈아 가루를 만들어

그 은혜를 갚으려 해도 다 갚기 어렵거늘

하물며 원한을 품는단 말인가?

 

나의 공부를 방해하는 모든 사람들을 제거하여 주고

참는 힘을 많이 북돋아 주어

()를 일취월장(日就月將)케 해주니,

그보다 더 큰 은혜가 어디 있을까?

 

칭찬과 숭배는 나를 타락의 구렁으로 떨어뜨리나니

어찌 무서워하지 않으며,

천대와 모욕처럼 나를 굳세게 하고

채찍질하는 것이 없으니

이 어찌 은혜가 아니랴.

 

그러므로 속담에도 말하지 않았는가.

'미운 자식 밥 많이 주고, 고운 자식 매 많이 때린다'

참으로 금옥(金玉)같은 말이다.

 

항상 남이 나를 해치고 욕할수록 그 은혜를 깊이 깨닫고,

나는 그 사람을 더욱더 존경하며 도와야 한다.

 

 

성철 스님